한국사에서 발해는 종종 고구려의 후계 국가로 소개되지만, 그 명확한 정체성과 대외 인식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발해가 일본과의 외교 관계에서 **스스로를 ‘고구려 계승국’이라 명시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 사서인 《속일본기(續日本紀)》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발해의 자칭 정체성, 외교 전략, 그리고 오늘날 역사적 의미를 조명해보겠습니다.발해의 건국과 정체성의 딜레마발해는 698년, 고구려 유민인 대조영이 동모산 지역에서 세운 국가입니다. 고구려 멸망(668년) 이후, 당나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왕국을 수립한 발해는 초기부터 고구려와의 연결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 역사서에서는 발해를 당의 지방 정권처럼 기술하거나, 거란·말갈계로 묘사하며 의도..